나는 책을 다루는 유튜버, 북튜버 몇 명들을 구독했고 그들의 동영상들을 즐겨 본다. 다름없이 유튜브 영상을 보던 중, 영상 속 누군가가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를 추천했다. 나는 그걸 보자마자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장강명? 어디서 들었더라....'
머릿속 기억을 헤집어보니, 예전에 나는 지인 추천으로 장강명 작가의 다른 책을 읽었던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작가가 내겐 조금 익숙했고,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을 전해 들었을 때 '읭?' 했었다. 그동안 봤던 책 제목 중에서 확연히 내 눈길을 끌었던 제목이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컸던 책이었다. 그래서 얼른 동네 도서관에 가서 잽싸게 대출했다.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한국에서의 삶이 힘들고 안 맞았던 주인공 계나가 호주로 이민을 가면서 계나의 생각과 경험이 어떻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당시, 책을 읽을 때 일주일~한 달 정도?? 걸리는데 이 책은 이틀에 나눠서 다 읽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인물간의 대화가 실제 삶 속에 있는 것 처럼 자연스러워서 그런지 한 번 읽을 때 매우 빠르고 몰입성 높게 읽었다. 내겐 이 책이 잘 맞았다. 뭔가 가벼우면서 가볍지 않은 느낌??
주인공 계나가 갖는 심리의 변화는 내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카드회사의 승인실에서 근무했던 계나는 안 좋은 소문만 들리는 자신의 직장, 답답한 가족 구성원들을 보며 도저히 대한민국에서는 자기의 삶에 대한 정답이 없다고 판단하여
호주로 간 부분은 쪼금 놀라웠다. (아무리 가상인물이었지만 말이다)
난 소심해서 이민을 갈 정도로 대담한 일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ㅎㅎ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구절이 있는데, 행복에는 '자산성 행복'과 '현금흐름성 행복'이 존재한다는 부분이다.
세상에는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행복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다 보니, 책을 읽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주인공 계나를 마치 거울을 보듯이 적용하여 생각해보았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살면서 행복함을 느꼈던 순간들은 모두 '자산성 행복'에 해당된다. 나도 계나의 남편처럼 열심히 공부해서 내가 원하는 곳에 합격했었는데, 이런 경험은 이후에도 가끔씩 마음 한 구석에서 자부심의 이자가 되곤 했다.
하지만 저축이자만으로 삶을 살아갈 수 없듯이, 짧고 굵었던 경험만으로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가기엔 부족하다고 새롭게 깨달았다.
그래서 '현금흐름성 행복'처럼 순간순간을 살면서 만족하는 삶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했다.
역설적이게도, 제목과 다르게 나는 이 책 덕분에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어 감사했다.
내게 용기를 잠시 줬었던 알랭 드 보통의 '영혼의 미술관' (0) | 2019.08.27 |
---|---|
김승섭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을 읽고 (0) | 2019.08.14 |